[로마] 고대 로마 이야기 #.4-1 로마의 동서 분열과 로마제국의 멸망(上)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카라칼라 그리고 그 후로 이어지던 세베루스 왕조는 마지막 황제 세베루스 알렉산데르 황제가 235년 살해당하면서 끊어지게 된다. 세베루스 왕조가 막을 내리자 전에도 그랬듯이 군대를 바탕으로 자신을 황제로 칭하는 자들이 난립했고,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지금부터 로마제국의 분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로마는 세베루스 왕조가 막을 내린 235년부터 284년까지 큰 혼란을 겪는다. 이 시기에 무려 25명의 인물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며 난립하게 되었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로마제국은 군사,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위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284년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황제가 되면서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지만, 그 근본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혼란한 정세를 평정하고 황제에 등극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너무 커져버린 제국을 혼자서는 통치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285년 막시미아누스를 부제(부황제, 부통령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면 되겠다.)로 임명하여 제국의 서쪽을 다스리도록 하였다가 바로 다음해 정제(정식황제)로 승격시켰다. 디오클레티아누스 자신은 제국의 동쪽을 관할하였다. 293년에는 이 두명의 황제가 다시 두명의 부제를 두게 되어 총 4명의 황제가 로마를 분할 통치하였다. 이 시기를 테트라키(사두정치 체제, Tetrarchia)라고 한다.
사두정치가 이어지던 중, 293년부터 305년까지 부제로 취임해 갈리아 지방을 다스리던 콘스탄티우스는 디오클레티아누스와 막시미아누스가 305년 5월 황제의 자리에서 퇴위해 로마제국 서쪽을 담당하는 정제가 되었다. 하지만 다음해인 306년 브리타니아 지역에서 사망하게 되는데, 그때부터 사두정치가 깨어지기 시작한다. 콘스탄티우스가 죽은 후, 그가 이끌던 군대는 콘스탄티우스 황제의 아들인 콘스탄티누스를 정제로 옹립했다. 이후 연속적으로 내전이 발생하게 되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났던 막시미아누스가 아들인 막센티우스와 함께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막시미아누스의 죽음과 막센티우스의 격파로 콘스탄티누스는 서로마제국을 하나로 통일하였다. 어쨋든 많은 내전을 종식시킨 후, 313년 그 유명한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여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였다. 이후 330년에 콘스탄티누스는 로마 제국의 수도를 비잔티움으로 옮겼다. 337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죽은 후, 비잔티움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도시'라는 의미의 '콘스탄티노플'로 개명되었다.
콘스탄티노플의 모습
콘스탄티누스가 죽고난 후, 골육상잔의 시간을 지나 361년 율리아누스가 황제에 오르면서 정세는 다시 한번 진정되었다. 율리아누스는 카톨릭을 박해하고, 신 플라톤 철학과 미트라교에 의한 이교의 부흥과 개혁(카톨릭의 입장에서...)을 기도했다. 그 뿐만 아니라 페르시아와 전쟁을 벌였고, 그 전쟁 중인 363년에 사망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율리아누스 황제 황실경비대의 일언이었던 요비아누스가 군대에 의해 새로운 황제로 추대되었고, 페르시아와 평화조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대가는 싱가라(이라크 신자르 지역), 니시비스(터키 누시이빈 지역), 아마다 등의 도시와 티그리스강 동쪽의 로마 영토를 페르시아에 양도하는 조건이었다. 어쨋든 요비아누스는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기독교의 권한을 회복시켰으나 즉위 이듬해인 364년 사망한다.
요비아누스가 죽고, 율리아누스 휘하의 부관으로 있던 발렌티니아누스 1세를 황제로 옹립하는데, 그는 일개병사에서부터 시작해 혼자 힘으로 상당한 계금까지 진금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요비아누스 사망 후, 황제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발렌티니아누스 1세는 자신을 도와 로마제국의 통치를 할 사람으로 가까운 친척인 발렌스를 불러들여 공동황제로 취임한다. 이듬해인 365년 콘스탄티노플에서 장군 프로코피우스가 반란을 일으키지만 약 2년의 전투 끝에 발렌스에 의해 진압되었다. 발렌티니아누스 1세는 367년 8세였던 그라티아누스를 제국 서부를 다스리는 공동 황제로 추대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374년 게르만 족에 대해 군사적인 압박을 가하던 발렌티니아누스 1세가 죽게 되자, 16세가 된 그라티아누스는 단독 황제에 올랐다. 하지만 이마저도 얼마가지 못해 군대에 의해 그의 어린 이복동생인 발렌티니아누스 2세를 로마 서쪽의 공동황제로 즉위시켰고, 그라티아누스는 이에 복종했다.
훈족의 침입경로
이 당시 로마의 가장 골칫거리는 '훈족'의 침입이었다. 훈족이 게르만족의 하나였던 동고트족과 서고트족을 압박했고, 376년 동고트족의 왕이 훈족과 맞서 싸우다 전사했고, 서고트족의 족장이 훈족에 쫓겨 당시 로마 동쪽의 황제로 있던 발렌스에게 현재 불가리아의 남부인 트리카아로 이주해달라고 청원하였고, 발렌스는 이를 수락하였다. 하지만 당시 트라키아의 총독이었던 루피키누스는 황제의 명령을 거절하고 서고트족을 탄압했고, 이에 반발한 서고트족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였다. 이로 인해 서고트족과 트라키아 지방에 있던 고트족, 훈족까지 가세하여 로마를 압박, 본격적인 전면전에 돌입하게 되었다.
378년 발렌스는 그라티아누스가 증원군을 보낸다는 말을 듣고 발칸 반도로 진군했다. 발렌스는 초기에 아드리아노폴리스 근처 마리차 강변에서 상당한 규모의 고트족 군대를 물리치고 진군했으나, 그라티아누스의 서방 지원군 도착이 늦어지면서 기다리게 되었다. 그라티아누스는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는 대규모 전투를 피하라고 요청했으나, 적을 과소평가한 발렌스는 고트족과 전면전을 펼쳤다. 378년 고트족과 로마군의 전면전인 아드리아노폴리스 전투에서 로마군은 완패했다. 이 전투에서 로마군의 3분의 2가 괴멸당했고, 발렌스 역시 화살을 맞아 전사하였다. 이 전투에서 패배함으로써 로마의 노련한 병사들과 관료들이 전사하여 제국의 통치력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그라티아누스는 로마 동부를 다스리기 위해 379년 테오도시우스 1세를 동부의 황제로 지명했다.
테오도시우스 1세
383년 마그누스 막시무스가 브리타니아의 군대를 바탕으로 황제라 칭하며 갈리아로 넘어왔다. 그라티아누스는 막시무스를 저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으나 냅의 배신으로 패배하였고, 결국 처형된다. 테오도시우스 1세는 계속된 고트족과 페르시아의 위협으로 여기에 관심을 둘 수가 없는 상태였고, 막시무스는 결국 발렌티니아누스 2세마저 이교에 물들었다는 이유로 공격하여 축출했다. 막시무스에 패배한 발렌티니아누스 2세는 도망하여 테오도시우스 1세에게 찾아갔다. 막시무스는 자신의 근거지를 브리타니아에서 현재 독일의 서쪽 지역인 트리어로 옮기고 황제에 올랐다. 하지만 388년 테오도시우스 1세와 발렌티니아누스 2세는 막시무스를 정벌하기 위해 원정에 나서 사바 강변의 시스키아에서 그의 군대를 패퇴시켰고, 아퀼레이아 지역까지 퇴각하였지만 결국 항복했고, 테오도시우스에 의해 막시무스는 처형당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발렌티니아누스 2세가 21세의 나이로 의문의 죽음을 당했고, 이후 발렌티니아누스 2세가 비운 자리를 맡고 있던 아르보가스테스가 에우게니우스를 황제로 지명하였다. 하지만 테오도시우스 1세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서쪽으로 진군하여 아르보가스테스와 에우게니우스를 굴복시켰다. 이 일을 계기로 테오도시우스 1세가 로마 전역을 다스리게 되었다. 이후 테오도시우스 1세는 392년 기독교를 국교로 삼아 기독교 이외의 종교들을 압박하였으며, 393년에는 올림피아 경기를 금지시켰다. 그렇게 로마 전역을 통치했던 테오도시우스 1세가 395년 죽게 되면서 나이 어린 자신의 두 아들인 아르카디우스와 호노리우스에게 제국을 양분하여 물려주었다. 하지만 테오도시우스의 굉장한 오판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때부터 둘로 쪼개진 로마제국은 두번 다시 한 황제 아래 통일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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