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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고대 로마 이야기 #.0 고대 로마의 건국

[로마] 고대 로마 이야기 #.0 고대 로마의 건국

 

 

고대 로마 지도

 

 

로마는 누구나 알다시피 시조인 '로물루스, 레무스' 형제에 의해 건국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한마디로 이야기하기엔 너무나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물론 전설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주고자 한다.

 

 

옛날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알바 호반, 현재의 카스텔 간돌포 지방에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아스가 도망쳐오게 된다. 그렇게 그 곳에 자리잡고 살면서 나라를 건국한다. 그 나라에서 아들인 아스카니우스가 떨어져 나와 근처에 '알바롱가'라는 도시를 세운다. 아스카니우스에 의해 알바롱가라는 나라가 들어서고 약 400년 후, 알바롱가의 수도인 '라티움'은 누미토르와 아물리우스 형제가 공동으로 통치하고 있었다. 누미토르는 리더쉽이 뒤어나 족장의 자질이 충분했으나, 동생인 아물리우스는 권력욕이 강한 인물이었다. 아물리우스가 알바롱가의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형인 누미토르를 유폐시키고, 알바롱가의 유일한 권력자로 등극한다. 이후 아물리우스는 알바롱가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드르며 도시를 통치한다. 하지만 그러한 권력을 가진 아물리우스도 유일하게 두려운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복수'였다. 형인 누미토르에게는 레아 실비아라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녀가 결혼하여 아들을 낳게 되면, 그 아들들이 자신들에게 할아버지가 되는 누미토르를 유폐시키고 권력을 빼앗은 원수로 몰려 복수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물리우스는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꾀를 내어 레아 실비아를 베스타 신전의 신녀로 만들어버린다. 당시 베스타 신전의 신녀는 처녀성을 잃으면 사형을 당하도록 되어 있었다. 아물리우스는 이 점을 이용해 누미토르의 후손이 생기는 것을 막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 더운 여름, 베스타 신전의 신녀가 된 실비아는 강가를 지나고 있었다. 때마친 전쟁의 신 마르스가 그 강가를 지나게 되는데, 실비아를 발견한 마르스는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 그녀를 범하고 만다. 아무것도 모른채 마르스의 아들을 임신하게 된 실비아는 아물리우스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쌍둥이 형제를 낳았는데, 그 형제가 바로 로물루스, 레무스 형제였다. 실비아는 아들들이 아물리우스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눈물을 머금고 작은 바구니에 형제를 담아 테베레 강가에 띄워 보냈다.

 

 

로물루스, 레무스 형제의 조각

 

강을 따라 떠내려가던 바구니는 강가를 향해 뻗은 작은 나뭇가지에 걸리게 되고, 마침 그 근처를 지나던 암늑대가 바구니를 발견한다. 상식적으로라면 늑대가 아이들을 물어 죽였을 테지만, 어찌된 일인지 암늑대는 아이들을 물고 자기의 보금자리로 돌아와 젖을 먹여가며 키우게 된다.(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조각들이 이탈리아 로마에 있다. 고대 로마 병사의 방패에도 이 그림이 등장한다.) 그렇게 늑대 젖을 먹으며 목숨을 연명하던 형제는 다시 한번 삶의 변화를 격게 되는데, 암늑대가 잠시 사냥을 나간 사이, 파우스톨루스라는 양치기가 그 근처를 지나다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이끌려 형제를 발견한다. 양치기는 그 아이들을 안고 집으로 와, 형제에게 각각 '로물루스'. '레무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아내와 함께 키운다.

 

 

그렇게 양치기 부부의 보호 아래, 형제는 호탕하고 의리 넘치는 남자로 장성한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철이 들자 여느 막장 드라마와 같이 자신들의 출생의 비밀을 찾아 이러저리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자신의 할아버지인 누미토르와 권력을 찬탈한 아물리우스, 어머니인 실비아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분개한다. 형제는 아물리우스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자신들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함께 할 사람을 모아 알바롱가로 쳐들어간다. 아물리우스는 로물루스, 레무스 형제의 공격에 깜짝 놀라, 부랴부랴 알바롱가의 군대를 소집한다. 그렇게 대치하고 있던 두 군대는 각 진영을 대표하는 병사들의 승부로 승패를 가르기로 한다.(당시의 전쟁 방법은 전면전이 아니라 영화 '트로이'에 등장하는 것처럼 각 진영을 대표하는 장군이 출전, 그 전투에서 승리한 부족이 이기는 형식.) 그 전투에서 쌍둥이 형제 진영을 대표하던 호라티우스 삼형제가 승리하게 되고(이 이야기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그림으로 남겨져 있다.), 알바롱가에 입성하게 된다.

 

 

알바롱가에 입성한 쌍둥이 형제는 아물리우스를 죽이고, 할아버지인 누미토르를 다시 족장에 앉힌 후, 어머니와 재회한다. 그렇게 목적을 달성한 형제는 자신들을 따라온 친구들과 함께 알바롱가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 좁아, 살아갈 땅을 찾아야 했다. 결국 형제는 자신들을 따라온 친구들을 이끌고 알바롱가에서 약 30km 떨어진 현재의 로마에 당도한다. 그 곳에서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규율을 세우고,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를 대표로 하는 나라를 건국하게 된다.

 

 

그들이 '로마'라는 이름의 체계적인 고대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도 큰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로물루스가 동생 레무스를 죽인 사건이다. 쌍둥이 형제는 처음에는 잘 지냈으나, 시간이 갈수록 나라 운영에 대해 의견충돌이 잦아졌다. 그 충돌 중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 바로 수도를 정하는 문제였다. 로물루스는 수도를 '팔라티노 언덕'에 세우자 주장했고, 레무스는 '아벤티노 언덕'에 세우자 주장했다. 형제는 이 문제로 티격태격하게 되는데, 형인 로물루스가 한가지 제안을 한다. 두 언덕에 한번씩 누워 그 위를 지나는 새가 많은 쪽으로 수도를 정하자는 제안이었다. 레무스도 그에 동의했고, 그들은 두 언덕을 찾아가 새를 세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쪽은 로물루스였다. 하지만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레무스는 그에 승복하지 않았고 계속 아벤티노 언덕을 주장했다.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확실한 기강을 잡을 필요가 있었던 로물루스는 결국 동생인 레무스를 죽이고, 고대 로마의 초대 왕으로 등극하게 된다. 로물루스는 로마 주변에 위치하고 있던 7개의 언덕을 중심으로 '고대 로마'라는 고대 국가의 기틀을 잡게 된다.

 

 

바로 이 이야기에서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고대 로마가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단군신화가 있는 것처럼 로마에도 이렇듯 재미있는 건국신화가 존재한다. 세계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고대 로마의 건국'! 지금부터 로마의 왕정, 공화정, 제정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