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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바람.../천사의 유혹

초록요정 압생트...

초록요정 압생트...

  

 

 

압생트(Absinthe)


고흐의 술 혹은 초록요정이라 불리는 45~70도의 리큐어로 굉장한 독주다. 쓴 쑥이나 회향풀, 아니스 등을 증류시켜 만든 술로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많이 마셨던 녹색빛이 도는 술이다. 압생트란 이름은 향쑥의 라틴어 이름인 압신티움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강력한 환각작용으로 19세기 말~20세기 초까지 파리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창조력에 도움이 된다 하여 유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주인 압생트를 자주 음용할 경우, 뇌세포를 파괴하고 환각상태를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알려진 후 압생트 판매를 법으로 금지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1981년 유럽연합이 합법화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에서는 압생트의 생산이 재개되었다고 한다. 합법화가 된 이유는 압생트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과장된 점이 많고, 그 위험성 역시 다른 술보다 그다지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생산되는 압생트는 대부분 10~40도 정도로 순화되어 판매된다.

 


압생트가 19세기 말 프랑스의 예술가들이 많이 마시기 시작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게 된다. 가장 유명한 것은 세계적인 인상파 화가였던 반 고흐의 일화다. 잠시간 함께 했던 고갱을 떠나보내게 되면서 고흐는 압생트를 마시게 되는데, 이 때 압생트를 많이 마셨던 고흐가 초록색 요정을 보고 귀를 잘라 술집에서 일하던 창녀에게 가져다 줬다는 것이다. 그리해서 이 후, 압생트는 초록요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곤 한다. 고흐의 이런 일화가 전해지고, 이후의 다른 젊은 예술가들 사이에서 압생트가 더욱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압생트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도 굉장히 많다.

 

에드가 드가에드가 드가 - 압생트


압생트는 너무 독한 술이기 때문에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두가지 방법으로 좀 더 순화시켜 마신다. 첫째는 물을 압생트와 1:1로 섞어 마시는 것이고, 또 하나의 방법은 각설탕과 함께 하는 것이다. 압생트를 구입하게 되면 구멍 뚫린 은스푼 하나와 함께 주는데, 이 스푼을 컵위에 얹은 후, 그 위에 각설탕 하나를 올리고 술을 따른다. 그리고 압생트에 젖은 각설탕에 불을 붙이면 불이 붙게 되는데, 그 불에 녹은 각설탕이 잔 안의 술에 흘러내리게 되고, 각설탕이 다 녹은 후 잔 안의 압생트를 마시는 것이다. 이렇게 압생트를 마신 예술가들이 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 포스팅을 끝내려고 한다.

 


프랑스의 소설가, 안드레 지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은 광기(狂氣)가 발동되고 이성(理性)이 쓰는 것이다.”


프랑스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 “압생트가 주는 취기야말로 가장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옷이다.”


아일랜드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 “압생트 음주의 첫 단계는 다른 평볌한 술과 비슷하다. 그러나 두번째 단계에 들어서면 괴기스럽고 잔이한 무언가를 목격하기 시작할 것이다. 만일 끝까지 참아낸다면 당신이 진정 보고 싶어하는 놀랍고 신기한 것들을 체험할 수 있는 높은 단계에 도달할 것이다.”


압생트에 중독된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압생트에 취한 밤 내 그림 위에 똥을 누운 밤,

그림으로 까마귀들이 알을 스는 밤,

네가 보내준 돈으로 압생트를 마신다.

농부 블뢰르씨는 내가 구질구질한 작업복을 탓하지만

나는 미친놈이 아니다.

새벽부터 별이나 바라보고 있다고

농부 블뢰르씨 부인은 내가 죽을 생각이나 하고 있다고 중얼거린다.

오른쪽 귀가 그걸 안다 테오야,

압생트를 마시면서 내 그림 속 똥을 바라보면서

'나는 미친놈이 아니다 '라고 쓰면서

별빛의 파닥거림을 나는 듣는다

별빛을 바라보는 자에게 미친놈이라니...

돈 한 푼 없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에게

테오도루스 반 고흐, 네가 송금을 중단한다면

나는 붓을 잃고 팔레트를 잃고 물감을 잃고

목숨이나 부지하면서 부랑자로 떠돌아야한다

알 수 없는 것이 몸에 들어와

그것을 그림위에다 쏟아낸 것 뿐,

나는 미친놈이 아니다.

어떻게 강물이 저녁하늘과 닿아

밀밭을 술렁이게 하는지...

내 똥으로 그림을 그린다

떨어진 물감, 떨어진 돈,

내 목숨의 숨결을 몇 편의 그림에나 더 닿을수 있을지...

'돈이 필요하다' 라고 썻다가 지우는 백지 위에서

언제까지 기어다닐래, 나의 테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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